<상부상조 소사이어티> 첫번째 실험기: '나 사용법'
영주의 대표 소모임(이 되고 싶은), <상부상조 소사이어티>
STAXX의 대표 커뮤니티 모임, ‘상부상조 소사이어티’ 기억하시나요?
‘대표에게도 친구가 필요하다’는 문장에서 시작해 지역 창업가들이 취향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기획한 소모임인데요. 작년 6월에 처음 시작해 6개월 간 지역 창업가들끼리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지역에서 나만의 일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등 다양한 고민을 함께 나누었어요.
STAXX가 여러 명의 지역 창업가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이 질문들에 정확한 답은 없지만 STAXX가 활동하는 영주라는 지역 내에서 느슨하면서도 끈끈한 네트워크를 어떤 형태로든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상부상조 소사이어티> 호스트 모임’! 지역의 창업가가 호스트가 되고 지역 주민들이 참여자가 되어 자연스럽게 자기만의 작고 소중한 취향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모임을 실험해보기로 했어요.
지역의 창업가와 지역 주민이 하나의 주제를 통해 함께하는 모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모임을 이끌고 모임의 구심점이 되어줄 ‘호스트’를 찾아야 했어요. 그렇게 호스트 모집 과정을 거쳐 선정된 상부상조의 첫번째 호스트! 바로 맹그릭 김민지 대표님입니다.
민지 대표님과 함께한 <상부상조 소사이어티> 첫번째 호스트 모임의 이름은 바로 ‘나 사용법’입니다. 글쓰기를 통해 ‘나’와 ‘우리’,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고 쉬운 글쓰기를 시도해보는 모임이에요. 첫 모임은 4월의 마지막 날, STAXX 3층 라운지에서 6명의 사람들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귀여운 강아지 쿠키도 함께요.
'나 사용법': 각자의 '나'를 찾아
모임은 매주 ‘나’를 알아갈 수 있는 주제로 20-30분 동안 짧은 글을 쓰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어요.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건 무엇인지, 나의 흑역사는 어땠는지 등 자기만 아는 이야기를 글로 써내려니 처음에는 머리가 멍-하고 손이 잘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매일 바쁘게 일상을 살다보니 정작 제가 제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 사용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주제는 2회차, ‘나의 흑역사 쓰기’였습니다. 보통 ‘없었던 일로 해버리고 싶은 일’을 흑역사라고 하는데요, 사회 초년생인 저에게는 주제를 듣자마자 입사 일주일 차 첫 출장의 악몽이 떠올랐어요.
이번에 새로 나왔다는 고추튀김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먹어봐야겠다! 싶어 화면에서 고추튀김을 눌렀습니다. 뒤이어 뜨는 안내메세지를 빠르게 눌러 넘겨버리곤 주문을 완료한 후 빈 자리에 앉아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기차 시간까진 13분. 아직 충분하네! 그렇게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앉아있는데 시간이 5분, 8분이 지나도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겁니다. 매장에 사람도 거의 없는데.. 초조해진 마음으로 카운터의 직원분께 다가가 “혹시 28번 언제 나오나요?” 하고 물었습니다.
”고추튀김은 익히는 데에 8분이 걸려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라는 직원 분의 대답에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주시면 안 될까요…? 기차 시간이 5분 밖에 안 남아서요…” 결국 제 고추튀김은 주문한지 10분이 다 되어서야 나왔고, 음식을 받아든 저는 전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헉헉 대며 기차역에 도착하니 6시 17분. 설마.. 정시에 출발하겠어? 하며 승강장으로 달려 내려가는 계단에서 보이는 기차의 모습. 이미 18분이 되었고, 기차는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승강장에 가쁜 숨을 내쉬며 도착한 저는 이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소리를 지르며 절규하고 말았습니다. (후략)
글만 읽어도 정말 끔찍하지 않나요? (사실 뒷부분이 진정한 흑역사인데 차마.. 제 손으로 쓰지 못하겠어서 생략했습니다) 저의 바삭한 흑역사 말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아서 다른 분들의 글을 듣는 내내 마치 공포영화를 보듯 간담이 서늘했던 순간도, 듣는 제가 더 민망해 깔깔댔던 순간도 기억에 남습니다.
5주차에는 모임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쫑파티가 열렸습니다. 모두 처음이라 어색했던 첫 모임과 달리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꽤 나눈 덕분인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저녁도 먹고, 민지 대표님이 정성스레 준비하신 펜 선물과 편지까지 나누며 마지막 모임을 기념했습니다. 따뜻해진 분위기에 ‘나 사용법’ 모임이 어땠는지 각자의 소회도 자연스럽게 나누었어요.
🤓STAXX: 민지 대표님, 대표님은 ‘나 사용법’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민지: 현생이 바빠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게 된 모임이에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것들을 어떻게 사랑하는지 생각해보고 평소 해보지 않았던 생각들을 해보며 그것을 글로 표현해내는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준비했어요.
🤓STAXX: 이런 모임을 진행하는 게 처음이 아니라 익숙하실 수도 있지만, 호스트를 맡아 모임을 진행해보니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는지도 궁금해요.
🤠민지: 어렵다기 보다는, 오히려 매주 한 번 만나 글을 쓰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편안했어요. 그러다보니 영주로 이사 오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서 불편한 점이 좀 있거든요. 그래서 자취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영주에서 나 사용법을 진행하며 알게 된 좋은 분들도 많고, 영주에 애정이 생겨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중이에요.
🤓STAXX: ‘나 사용법’이라는 모임 전과 후, 달라진 점이나 새롭게 느낀 점이 있으신가요?
🐶쿠키: 모임은 끝났지만 모임을 통해 가진 글 쓰는 습관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쓸 예정이에요. 쓰지 않았다면 저를 스치지 않았을 생각들과 단어들이 씀으로써 채워지는 일상이라면 분명 전보다 더 나아질 거니까요!
☺️도연: 분명 저에게는 이 모임이 업무이기도 했는데, 업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만큼 풍성하고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평소에는 따로 시간을 내서 글을 쓸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짧게라도 ‘나’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글로 써보는 것 자체로도 힐링이었습니다.
🤓STAXX: STAXX에 대해 잘 모르실 수도 있었겠지만 저희의 첫 호스트가 되어주시고, 첫 모임의 구성원이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다른 모임에서 또 만나요!💗
STAXX의 실험에 함께 해주세요
조만간 민지 대표님을 만나러 의성 ‘맹그릭’에 놀러가겠다는 약속을 끝으로 <상부상조 소사이어티>의 첫 호스트 모임인 ‘나 사용법’은 마무리되었습니다. STAXX가 실험해보고 싶었던 건, 지역 창업가와 주민이 취향과 관심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커뮤니티의 가능성이었어요. ‘나 사용법’은 그 실험의 첫 번째 결과물이자, 그 가능성을 증명해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STAXX와 호스트, 참여자의 관계가 아닌 아닌 각자 다른 ‘나’의 모습을 솔직하게 꺼내놓고 서로를 편견 없이 바라보며 함께 했기에 STAXX 운영팀 멤버들까지도 흠뻑 빠져 즐겁게 참여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모임이었습니다.
혹시 STAXX에서 이런 모임을 만들어보고 싶은 분이 계신가요? 영주의 사람들과 함께 연결되고, 소소한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상부상조 소사이어티>에서 2대 호스트가 되어주실 분을 모집합니다. STAXX가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자라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지역의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옆에서 든든히 지지할게요!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