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XX 뉴스레터를 만들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각자의 ‘일’에 대한 생각을 자주 묻곤 했습니다. 누군가는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있었고, 또 누군가는 그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다른 태도를 가진 사람을 소개합니다. 일단 부딪쳐보고, 묵묵하고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 임팩트스퀘어 이성철 매니저입니다. 말보다 강하게 전해지는 태도를 가진 사람, 성철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STAXX: 안녕하세요, 성철님! 요즘 비욘드경북 사업 진행으로 무척이나 바쁘실텐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성철: 처음해보는 일이라 어려움이 많지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얼마전에는 울릉도를 다녀왔어요. 신기했던 건 울릉도를 가는 배 편도 다양하게 있더라고요. 크루즈도 있고, 파도를 막 맞아가며 빠르게 가는 방법도 있고… 상황상 저희는 파도를 헤쳐나가는 배를 타게 되었는데요, 저는 멀미가 심한편이지만 그래도 자면서 가서 다행이었어요.
STAXX: 울릉도도 비욘드경북 사업과 관련해서 다녀오신거죠? 사실 성철님은 비욘드경북 사업에 합류하면서 업무의 범위를 확장하게 되었잖아요. 어떤 계기로 이런 변화가 생겼나요?
성철: 제가 너무 하고싶어 했다기보단, 회사로부터 권유를 받았죠. 이번에 경상북도경제진흥원과 함께하는 비욘드경북 사업이 저와 좀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임팩트스퀘어에 처음 입사한 건 카페였고, 업무와 조직 구조에 변화가 생겼을 때 로컬 부문으로 합류해 세퍼레이츠라는 공간을 맡고 있었어요. 업무 특성상 다른 부문의 매니저님들하고는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이나, 일하는 방식이 달랐어요. 그러다보니 처음엔 이사님과 실장님 권유에 하기 싫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일이 많아지는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STAXX: 같은 로컬 부문이었지만 업무가 달랐다보니, 성철님의 이번 사업 참여 배경이 궁금하기도 했어요. 저는 새로운 일을 할 때 마음의 장벽이 높은편이라서, ‘나라면 너무 어려웠을텐데’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비욘드경북 사업의 첫번째 업무였던 찾아가는 오리엔테이션을 최근 마무리했잖아요. 어떠셨어요?
성철: 시작 전은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렇지만 시작하고 나면 고민이나 걱정은 안하는 것 같아요. 모르면 공부하거나 물어보면서 어떻게든 해내야지 생각해요. 막상 시작하면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같은 생각은 잘 안해요. 그런 고민이 일엔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새로운 영역이다보니 물론 어려운게 많아요. 하지만 지나고나면 결국 ‘내가 해낸 일’, ‘할 수 있었던 일’로 정리되겠죠.
STAXX: 말씀하신것처럼, 성철님은 세퍼레이츠라는 공간을 담당하고 계시잖아요. 그 전부터 저는 성철님이 공간이나 브랜드를 보는 감각이 엄청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추구미이기도해서…여쭤봅니다. 그런 감각은 처음부터 탑재되어 있던 건가요, 아니면 훈련을 통해 쌓게 된건가요?
성철: 머쓱하네요. 요즘은 감각이 새롭다거나 다르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시대와 환경에 따라 특이하다, 이상하다 라고 말하기도 할거에요. 사실 저도 다른 매니저님들이 일하는 방식을 보면서 새롭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너무 다르다보니 이 조직에 내가 소속감을 느끼는게 쉽지 않겠구나 느꼈던 적도 있고요. 말씀하신 좋은 감각은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던게 영향이 있었던거 같아요. 이제껏 해왔던 업무들도 그런 감각을 필요로 했던 일들이었고요. 이런 시간들로 학습된게 클 거라 생각이 들어요.
STAXX: 지금의 성철님을 만든건 관심있던 분야에서 배우고 일했던게 주효했던 거네요. 그런 ‘좋은 감각’이 일할 때 특히나 발휘되는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성철: 음… 바로 떠오르는 순간은 없어요. 사실 저는 이게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회사에서 저를 특별하게 봐주는 것 같아 싫지는 않지만 조금 부담스러운것 같기도 하고요. 다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요?
STAXX: 저는 세퍼레이츠 ‘쉬다가세요’에서 그 감각이 인상적으로 잘 드러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성철: 비우는 것 또한 어떤 감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거기서 전달되는 편안함이나 자연스러움이 있으니까요. 이것도 제 감각이라면…그런걸로 할게요.
STAXX: 주제를 조금 바꿔볼게요. 얼마전에 다른 팀원에게 ‘하고싶은게 뭔가요?’라고 질문하셨다면서요. 이 얘기를 전해들으면서 저도 그 답을 한번 생각해보게 됐는데요. 성철님이야말로 뭘 하고 싶으세요?
성철: 아 그 질문은 제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자주 묻는 질문이에요. 제가 그 답을 못 찾고 있어서 물어보는 것 같기도 해요. ‘난 뭘 하고 싶지?’, ‘내가 하고 싶은건 뭘까?’ 라고 스스로도 자주 묻지만 저 역시 대답을 하기가 어려워요. 한 두 단어로 뭐가 되고싶다, 뭘 하고 싶다 라고 말하기보다 제가 원하는 미래를 그려본다면…시간적인 자유가 있고, 내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며 사는 삶? 답하다보니 저는 시간적 자유가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가끔은 ‘내가 조직에서 일하는게 잘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STAXX: 성철님이 바라는 시간적 자유가 생기고 난 다음엔요?
성철: 그러면 제 자아를 찾게되지 않을까요? 여유가 생기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게 될 것 같아요. 이런 질문에 대답을 하다보니 또 고민이 많이 되네요. 저 조차도 제 방향이 명확하지 않아서 이것저것 시도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STAXX: 로컬에서 일하다보면,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일과 삶에서 자신의 목표나 방향성이 비교적 뚜렷한 것 같아요. 물론 저나 성철님처럼 고민하고 방향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요. 삶에 대한 방향성이 뚜렷한게 일할 때 좋은 쪽으로 작용하는 것 같던가요?
성철: 제가 지금 담당하고 있는 비욘드경북의 사례를 보면 맞는 것 같아요. 이번에 만난 대표님들은 이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끝을 내고, 현실적인 생각을 하고 계신다는 생각을 했어요. 로컬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삶에 대한 한번의 선택을 하고 난 상황이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기업이 돈을 더 잘 벌고 우수하고 이런 것과 별개로 ‘내 방식대로 살아감’을 통해 삶의 질 자체를 향상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저는 사업을 통해서 대표님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제가 더 배운다는 생각도 합니다.
STAXX: 성철님이 말한 현실적인 생각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참 많아요. 성철님이 화끈하게 직무를 확장하게 됐던 것 처럼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이를 해결할 수도 있을까요?
성철: 저는 제 스타일이 그랬던거고, 또 지난번 인터뷰를 했던 재훈님처럼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돌아보면서 고민해보는 사람도 있겠죠. 돈을 더 많이 벌고, 사업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근데 그보다 중요한 건 ‘내 상황’을 정확히 알고, 그걸 기준으로 판단하는거에요. 내 상황이 빠르게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고민없이 실행해야죠. 반대로 설계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차분히 돌아보는게 필요하구요. 저는 제 스타일이 이렇다보니 가끔 이제 고민은 그만하고 얼른 움직여야 할텐데…싶은 분을 만나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더라고요.
STAXX: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오늘의 이야기는 크게 새로운 시도와 좋은 감각, 삶에 대한 방향성 정도로 나눌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성철님이 생각하기에 현재 성철님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성철: 새로운 시도인것 같네요. 비욘드경북의 찾아가는 오리엔테이션이 바로 그 새로운 시도의 출발점이었던 것 같아요. 그 전에 사업을 준비하면서 공부하고 밤을 새서 자료를 만들었을 때도 실감이 별로 안났거든요. 첫번째 기업의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기 위해 집을 나섰을 때 갑자기 불안하기도 하고, 안할 수 있으면 안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의 부족함이 불안했다기 보단 새로움에 대한 낯설음이 마음의 장벽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막상 하고 나면 다 괜찮았는데 말이에요. 앞으로도 이렇게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이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지금 제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새로운 시도인것 같아요.
STAXX: 성철님은 ‘그냥 한다’라고 했지만 그 말이 오히려 큰 울림으로 남네요. 지난 시간들 속, 성철님이 묵묵하고 성실하게 쌓아온 태도가 겹쳐보였거든요. 비단 로컬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서, 이런 조용한 실행이 모여 믿을 수 있는 결과와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잘 몰랐던 성철님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요. 오늘 시간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