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XX에 함께 하게 된 소셜벤처 창업가들을 만납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디캔트!
디캔트는 매년 버려지는 와인 부산물(퍼미스)을 활용해 화장품 등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긍정적인 임팩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디캔트는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발굴하고, 비즈니스로 구현할 수 있었을까요? 디캔트를 창업한 김상욱 대표를 만나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블로그 독자분들께 한번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희 디캔트는 버려지는 와인 부산물의 가치를 재발굴하고 있는 기업이고요. 저는 디캔트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욱이라고 합니다.
Q. 반갑습니다. 처음 디캔트를 창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제 전공이 식품공학과였어요. 그중에서도 술 분야, 와인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독일에서 와인 미생물학과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와인 부산물에 포커스를 두게 됐는데요.
결정적인 계기가 있어요. 독일에서 와이너리 근처를 산책하고 있을 때였죠. 와인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이 보도에 엄청나게 버려져 있는 걸 봤거든요. 와인의 종주국이잖아요, 유럽이. 그럼에도 와인 부산물을 활용하지 않고 다 버리더라고요. 연구자로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부산물에 어떤 성분이 있는지, 어떤 기능성이 있는지.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연구를 했고, 가능성을 봤죠. 그렇게 창업을 결심하게 됐어요.
Q. 와인 부산물 문제는 처음 들어봐요. 한번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와인 부산물은 강력한 산성 성분이에요. 그러다 보니 토양 산성화를 초래하기도 하고, 매립하거나 소각하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문제죠. 결국에는 환경 문제와 직결이 돼요.
이런 상황이라 유럽에서는 정부 차원의 부산물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지난 2월부터 와이너리에 부산물의 발생량에 따른 강력한 환경부담금을 부가하기 시작했고요. 이러한 환경에서 저희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와이너리의 환경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도 부산물 자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 말이죠.
Q. 현재 디캔트는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는 소셜벤처로써 성장하고 있어요. 이 사업 구조는 어떻게 구상하시게 됐나요?
저희가 소셜벤처로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있지만, 사실 초기에는 '임팩트'보다는 '비즈니스'에 조금 더 집중을 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습니다. 와이너리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소비자를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으니깐요. 하지만 "와인 부산물을 바를 수도, 먹을 수도 있다"는 소비자의 인지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저희가 창출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 또한 자연스럽게 창출될 수 있습니다. 보통 임팩트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기업들의 경우, 사회적 가치의 창출이 우선시 되고 그 후에 이익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희는 이익 발생과 동시에 사회적 가치가 동반되는 사업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Q. 소비자에게 생소한 와인 부산물을 상품으로 개발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화장품 산업이나 식품 산업에 대해 문외한이었어요. 그래서 바이오 소재를 취급하는 일반 기업체에 취업을 했고,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입사 4년 차쯤부터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했는데요. 밤에 모교에 가서 혼자 실험도 하고 기술 개발도 하면서 남모르게 애를 많이 썼습니다. 창업 전에 이미 특허가 있었으니까요. 그러면서 더욱 이 길에 대한 확신이 생겼죠.
또 하나 생각나는 때는 저희 업이 갈림길에 섰을 때예요. 와인 부산물을 폐기물로 보느냐, 소재로 보느냐에 따라 폐기물 처리 업체가 될지, 화장품 원료 생산업체가 될지 정해지는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었거든요. 어렵게 정부 부처와 협의했고, 다행스럽게 부산물은 원료로 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곧바로 프랑스 부르고뉴의 와인 부산물을 가져올 수 있게 되었죠.
Q. 연구자라는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있으신데, 기업을 운영하실 때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바이오 핵심 기술과 역량을 연구자면서 대표인 제가 모두 알고 구현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고요. 그래서 그럴까, 인력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기술 부문은 보통 전문가를 모시고 운영하는데, 디캔트는 제가 기술자니까요.
Q. 디캔트가 전개하고 있는 사업 모델을 소개해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완제품 브랜드를 활용해서 더 많은 분들께 소개할 수 있는 B2C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할 예정이고요. 이와 동시에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계속 구축하고 있어요. 그렇게 해서 브랜드 성장과 저희가 보유한 플랜트 구축이 어느 정도 비율로 맞아떨어질 때 소재 판매 쪽으로도 확장할 예정입니다.
지금 친환경 화장품이나 비건 뷰티 키워드들이 굉장히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패키지만 친환경인 경우가 많거든요. 나중에는 디캔트라는 회사가 널리 알려지면, 친환경 화장품을 만들고자 할 때 저희 소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에요.
Q. 디캔트가 운영 중인 빈느와 브랜드가 궁금해요.
빈느와는 저희가 만든 업사이클링 그린뷰티 브랜드예요. 지금 저희가 개발 중인 기술이 내년 2월쯤 완성 예정인데요. 그렇게 되면 화장품의 내용물 상당 부분이 친환경 성분으로 구성됩니다. 다른 친환경을 표방하는 브랜드들에 비해 월등한 구성이라 친환경 제품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이 저희 제품을 선택하실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영주 경제속으로 프로젝트를 통해 영주 지역과의 어떤 시너지를 계획하고 계신가요?
경북 영주는 여러모로 저희에게 최적화된 지역이었어요. 지리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우선 경상북도가 전국 과실 생산량의 70%를 생산하는 주요 권역이기도 했고, 특히 영주는 전국 최대의 사과 생산지로도 유명해요. 저희가 타겟하는 포도 또한 많이 생산되고 있고요. 국내 최대 와인 생산지인 경북 영천, 충북 영동과 지리적으로 중간 지점에 위치한 것 또한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에 금번 프로젝트 이전부터 대구경북능금농협 산하 영주 농산물유통센터와 협업하여 비상품 사과를 이용한 소재, 제품화를 진행한 이력도 있었어요. 이전까지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일의 처리에 톤당 수십만 원이 소요되었는데 이제는 저희와 함께 폐기비용에 대한 절감은 물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 거죠. 결과적으로 처음에 창업했을 때 생각했던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를 지역 단위에서 만들어낸 최초의 사례가 영주시가 되었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에요.
Q. 앞으로 STAXX와 함께하게 될 프로그램에 어떤 기대가 있으신가요?
지금 STAXX 선정 기업 중에 지역 농산물이나 부산물을 활용하여 무엇인가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기업들이 계세요. 저는 영주에서 그분들과 함께 해나갈 것들에 대한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지역을 대표할 새로운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냄은 물론, 그분들을 통해서 또 저희는 새로운 원료를 확보할 수 있을 테니까요.
영주시는 매우 풍부한 문화적, 환경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수가 적다고 생각해요. STAXX 선정 기업들과 함께 영주라는 고장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또한 올 수 있게끔 도전하고 변화시켜 나갈 과정이 진심으로 기대됩니다.
Q. 디캔트의 최종 목표가 궁금해요.
테라사이클이라는 글로벌 업사이클 기업이 있어요. 지구상에서 쓰레기라는 단어의 개념을 없애겠다는게 이 기업의 미션이에요. 모든 쓰레기를 재활용하겠다는거죠. 저희는 농가공 업계의 테라사이클이 되려고 합니다.
와인 부산물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버려지던 농가공 부산물들을 가치 있게 리딩하는 역할을 디캔트가 하고 싶어요. 그래서 농가공 부산물 폐기물 쓰레기라는 단어가 없어지게 하는 것. 그게 저희의 최종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