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XX에 함께 하는 소셜벤처 창업가들을 만나는 인터뷰, 네 번째 시간은 엘그라운드 이야기입니다.
엘그라운드는 농어촌 생산자분들의 온라인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판매가 더욱 잘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엘그라운드의 시작은 어땠을까요? 이민규 대표를 직접 만나 물어보았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쿠킹하고 쇼핑하는 플랫폼 '루트(roout)'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엘그라운드 대표 이민규입니다.
Q. 홈페이지의 소셜미션이 인상 깊었어요. 엘그라운드가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알려주세요.
엘그라운드의 소셜미션이에요. "마음을 담은 플랫폼과 IT를 통해 농부에게는 수확의 즐거움을, 고객에게는 재밌는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먼저 농부분들에게 수확의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엘그라운드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농부분들이 힘들게 수확한 생산물을 더 잘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결국은 수확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했고, 플랫폼까지 만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미션인 ‘고객에게 재밌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루트’를 통해 더욱 재밌는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저희가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제예요.
Q. 농산물 유통에 관심을 두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제가 처음으로 한 사업이 코코넛 오일을 직수입해서 판매하는 일이었어요. 무역에 단계가 굉장히 많은데, 제가 그 단계를 생략하고 직접 수입하고 판매도 했었거든요. 그러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농산물 또한 유통 구조가 굉장히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판매자마다 다르지만, 보통 7단계를 거쳐서 소비자에게 갑니다. 물론 유통 구조의 장점도 있지만, 그러면서 비용은 올라가게 되죠. 그런데 직거래를 하게 되면 농어촌 생산자의 소득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조금 더 싸게 농산물을 살 수 있게 되고요.
젊은 농부분이나 귀농하신 분들은 직거래를 선호하는 추세예요. 왜냐하면 도매로 넘기게 될 때는 가격 결정권이 없거든요. 직거래는 본인이 가격을 정할 수 있으니까요. 엘그라운드는 이런 직거래를 돕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루트 서비스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는지.
원래는 저희가 '밥상의 품격’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상품 사진도 찍어드리고 상품 소개 페이지도 무료로 만들어 드렸었어요. 저희를 통해서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린 거죠. 하지만 고민이 되더라고요. “농부분들이 스스로 판매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더 좋지 않을까”하고요.
저희가 판매 대행을 하면 결국 저희도 중간 판매상 중 하나가 되니까요. 저희에게 의존하지 않고, 직접 판매하실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작년에 루트를 만들게 되었고요. 4년 동안 농부분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온라인 쇼핑몰 진입은 시작조차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루트는 컴퓨터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아주 쉽게 판매하실 수 있도록 했어요.
Q. 맞아요. 다른 직거래 서비스랑 좀 다르더라고요. 기획하면서 어떤 걸 중점적으로 두셨을까요?
저희가 만나 뵈었던 농부 분들은 거의 50대분이셨어요. 그런데 그분들은 네이버 밴드나 페이스북 같은 건 아주 익숙하게 잘 쓰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SNS 정도면 스스로 올리실 수 있구나! 아이디어를 얻었고, 루트는 SNS 같은 형태로 바로 판매하실 수 있게 했어요. 쇼핑몰 상품 페이지 같은 건 만들려면 너무 어렵잖아요. 그런데 이제 농부분들이 재배하는 과정을 포스팅만 하면 그게 상품 페이지가 돼요. 상품 페이지 제작 같은 허들이 없어지니까 훨씬 더 판매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Q. 루트 내에 커뮤니티 기능도 눈에 띄었어요!
사실 상품 페이지를 그냥 사진으로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그런데 소통의 창구가 생기면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소통하면서 신뢰가 생기니까요. SNS 커뮤니티처럼 소비자들이 궁금한 걸 물어봤을 때 농부 분들은 바로바로 대답하면서 소통이 활발하게 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신뢰도가 쌓이고요. 실제로 어떤 농부 판매자분은 “더운데 고생하신다”라는 댓글 피드백을 보고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고 말씀하신 적도 있어요.
그리고 소비자분들도 자연스럽게 들어오셔서 레시피 등 푸드 콘텐츠를 올리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했어요. 판매자의 농산물을 활용해 레시피 콘텐츠를 올리게 되면 리워드를 주는 형태도 계획 중이고요. 지금 루트를 40대 여성 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시는데, 이런 리워드를 모아 그분들이 장 보는 걸 무료로 할 수 있게끔 하는 거예요. 앱테크인 거죠.
Q. 사업을 하시면서 어려움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플랫폼 개발이 정말 힘들었어요. 저희 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 대기업들이 하는 오픈 마켓 플랫폼을 만든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개발 시간이 좀 오래 걸렸고, 지금도 계속해서 고도화하고 있어요. 또 하나는 마케팅 부분이요. 밥상의 품격을 하며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있을 때는 광고를 하더라도 효율이 높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독립된 플랫폼이다 보니 마케팅과 브랜딩 측면에서 어려움이 조금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엘그라운드가 가진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일까요?
저희가 플랫폼이다 보니 거래 수수료가 저희 비즈니스 모델이에요. 거래 수수료는 거래 규모가 커져야지 수익이 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질 거라 기대하고 있고요. 지금도 수수료가 다른 플랫폼보다 낮은데 궁극적으로는 거래 수수료를 더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그리고 장차 지자체에서 농산물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열어두는 것도 고려 중입니다.
Q. STAXX 프로젝트는 어떤 계기로 지원하시게 됐나요?
경상북도에 귀농인이 제일 많아요. 그런데 저희 플랫폼 판매자분들은 대부분 귀농하셨거나 영농 2세 분들이 제일 많아요. 그러다 보니 저희가 출장을 가도 경북 지역에 자주 가게 돼요. 영주에 거점이 있으면 영주를 기반으로 다른 지역에도 갈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게다가 영주가 귀농 교육이 굉장히 잘 되어 있거든요. 영주에 귀농하신 분들과 저희의 시너지를 기대하면서 지원하게 됐죠.
Q. 지금 STAXX 프로젝트에서 어떤 도움을 받고 계신가요?
가장 큰 도움은 네트워크예요. 지원 계기이기도 했던 영주 귀농인 분들과 네트워크가 STAXX 덕분에 이어지고 있어요. 처음 영주에 왔을 때, 영주시 농업기술센터에 연락을 드린 적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협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STAXX 프로젝트 선정 기업인 걸 아시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적도 있습니다. 앞으로 귀농하신 분들 교육 시간에 저희가 도움을 드릴 거고요. 영주시와는 서로 윈-윈 하는 관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Q. 엘그라운드의 다음 스텝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작년 루트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점점 고도화되고 있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곧 앱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어요. 저희는 앱 출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현재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바쁘지만, 더 바쁠 예정이에요. (웃음)
Q. 엘그라운드의 최종 미션은 무엇인가요?
저희 미션은 앞에서 말씀드렸던 대로고요. 지금은 루트에 판매자가 한 350분 정도 들어와 있어요. 전국으로 보면 거의 100만 농가가 있으시니, 앞으로 더 많은 농가 분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B2C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 B2B 도매라든지 식당과의 거래라든지 다양한 판매 루트로 확장해서 저희 미션 중 하나인 농부분들이 더 기쁘실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소비자분들도 앞으로 앱에서 선보일 앱테크로 더 즐겁게 장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루트 앱 출시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출시 이벤트도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앞으로 앱에 요리 사진도 올리고, 즐겁게 쇼핑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