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엊그제 개천절이었는데… 눈 감았다 뜨니 출근해서 사무실에 앉아있네요. 제 열흘을 누가 훔쳐갔음이 틀림 없어요.
이번 연휴는 최대 열흘 동안의 휴일이라며 엄청 떠들썩했잖아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오늘은 저의 추석 연휴는 어땠는지 공유해보려 합니다.
일단 시작에 앞서 충격 고백 하나 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 일주일에 이틀 정도 출장으로 STAXX가 있는 영주에서 보내지만, 영주를 포함한 경북을 제대로 여행해본 적은 없습니다!!!!
STAXX야 미안해
STAXX에서 일하는 매니저로서 더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이번 연휴를 통해 지역에서 일주일 살기를 체험해보기로 했습니다.
1일차: 낯설지만 익숙한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충주역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너무 배고픈 나머지 바로 역 근처에서 돼지갈비찜을 먹으러 갔어요.
탄수화물을 입에 넣고서야 정신이 든 저.. 이제 진짜로 경북 일주일 살기를 시작하러 상주로 출발했습니다. 처음부터 낯선 곳에서 시작하면 적응이 어려우니 한 번 가봤던 곳에서 시작하기로 했어요. 여름 휴가 때 들렀던 상주의 ‘명주정원’입니다.
이 곳은 처음 왔을 때 공간이 너무 예뻐서 첫 눈에 반해버린 곳인데요. 저의 꿈인 드넓은 잔디밭을 정원으로 가지고 있는 대형 카페에요. 상주 함창의 특산물인 ‘명주’를 테마로 한 곳이라 그런지 명주로 만든 가방, 옷 등 고급스러운 작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답니다. 비가 오다말다 했지만 해가 쨍- 뜬 틈에 야외에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따뜻한 햇빛 아래 푸른 잔디밭에 앉아 빵과 커피를 먹으니… 무릉도원이네요😇
해가 지기 전에 안동 하회마을에 들렀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곳이라 분명 제가 가봤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이렇게 예쁜 곳은 내 기억에 없었는데..?
해가 지는 하회마을의 풍경을 카메라로 실컷 담은 후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안동’하면?
“찜닭”
물론 간고등어를 뽑는 분도 계시겠죠. 하지만 저는 생선구이 배척자이기 때문에 간고등어는 사진 끄트머리에 출연이라도 시켜준 걸 감사해야 할거예요.
사실 예천은 처음 가보는 지역이고 사전 정보가 하나도 없어서 뭘 해야할지 고민을 했거든요.
아침에 딱 눈을 떴더니 오랜만에 ‘운동을 해야겠다!’ 싶어서 그대로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뛰쳐 나갔습니다.
아직 런데이 5일밖에 안 한 러닝 초보지만.. 일단 냅다 달렸어요.
달리다보니 기찻길이 나오고 양 옆에 끝없는 논이 펼쳐져 있었어요. 벼가 노랗게 무르익어 바람에 휘날리는 풍경을 보니 F참가자는 너무 큰 감동을 먹어…
날씨는 흐렸지만 실제로는 너무 아름다웠답니다
이번 일주일살기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감히 말해봅니다.
연휴 내내 날씨가 흐렸는데 모처럼 해가 떴길래 근처로 놀러갔어요.
보라 덕후들이라면 무조건 가봐야 할 문경 ‘문희농원’에서 활짝 핀 개미취꽃밭을 구경했습니다.
꽃이 다 지기 전에 꼬옥 가보시길 추천해요. 어디서 찍어도 맘에 드는 사진을 건질 수 있어요 +_+
내일은 출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끝까지 놀고 싶어서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STAXX 매니저로서 의젓한 행보를 보이기로 했습니다(?)
바로 영주에 놀러가는 것이죠.
가보고 싶었던 ‘메이블룸’ 카페에서 케이크를 먹으며 책을 읽었어요. 특이하게도 카페에 유리 온실이 있어서 식물원에 온 느낌이 나더라구요.
단짠단짠 옥수수바치케 꼬옥 먹기
해 질 무렵엔 부석사에 갔습니다. 세계문화유산 답게 어딜 둘러봐도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올만큼 깔끔하고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에 조용한 분위기의 절이었지만 눈을 뗄 수가 없더라구요.
저녁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예천의 양식당 ‘복복’에서 먹었어요. 두 분이 하는 작은 식당인데, 구옥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공간 같았어요. 아늑하고 따스한 분위기에서 예천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정말 맛있게 먹었답니다.
🤓도추(도연 추천): 가을에 노랗게 익은 논 사이로 러닝하기👟
3일차: 로컬처럼 출근하기
오늘은 출근하는 날…………….
연휴가 다 끝나간다는 사실도 믿을 수가 없는데 출근이라뇨…
하지만 오늘은 마치 여기 사는 사람처럼 출근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숙소가 있는 예천에서 영주 STAXX까지는 차로 40분이 걸리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평소처럼 앉아가지도 못하는 출근 지옥철이 아닌 베스트 드라이버인 제가 직!접! 운전해서 출근이라뇨… 제 로망이었던 ‘노래 들으며 운전해서 출근하기’를 드디어 해냈습니다. ㅎㅎ
어때요 제법 베스트 드라이버 같나요?
연휴가 끝나지 않아서 도로에 차가 많을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제 시간에 잘 도착했어요.
팀원분들과 점심을 먹고 STAXX로 돌아와 영주의 ⭐유일무이 편집샵⭐ 🍓스트로베리필드🍓를 구경했습니다.
혹시 이거 읽는 분들 중에 스베필 안 와보신 분 계신 건 아니죠?;;;
STAXX 1층이 작은 공간이 아닌데도 공간 구석구석까지 센스있고 감성 돋게 꾸며놓은 것 좀 보세요~
그렇게 골라서 간 점심 장소는 상주의 '매협식당'입니다. 역시나 저의 안목은 정확했어요. 가격도 착하고, 반찬도 많고, 완전 집밥 느낌이에요.
점심을 먹고 날씨가 좋아서 상주의 경천서림에 들러 책과 소품을 구경하고, 경천섬공원까지 산책했어요. 다음에 오면 꼬옥 피크닉 하기루 해….
경천섬이 너무 이뻐요~
문경의 ‘카페 라밀’에서 커피까지 한 잔 마시고, 저녁 약속을 위해 영주의 달달이치킨으로 향했습니다.
전날 출근했을 때 아영님과 혜림님이 어~찌나 와서 같이 먹자고 애원을 하시던지. 그 애처로운 눈빛들을 무시할 수 없었답니다. 딱 좋은 온도의 가을밤에 가게 밖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먹는 양념 치킨과 콜라가 을매나 맛있게요? 양념 치킨 제가 거의 다 먹어서 죄송해요. 그래도 다음에 또 저 데려가 주세요.
달달이 치킨
2차로 LP바 ‘블랙독’에 갔습니다. 사실 저는 원래 술을 안 먹어서 서울에서도 퇴근 후에 이렇게 놀아본 적이 없는데요. 영주에서 함께 일하는 매니저님들과 함께 늦은 시간까지 먹고 수다를 떠니 ‘이게 진짜 어른의 퇴근 후 라이프…?!’라는 느낌이 들어 왠지 모르게 조금 뿌듯해졌답니다^_^
병맥 들이키는 혜림님 제법 쾌녀 같은 걸
🤓도추(도연 추천): 영주 달달이 치킨-노상 치킨은… 최고다
5일차: 집에 가기 싫어졌다
벌써 마지막 날. 왜 5일 살기인데 일주일살기로 썼냐구요? 거진 일주일이자나요ㅎ
경북 일주일살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식사로 훈식 아저씨네 쌈밥집(상호는 ‘윤훈식농가쌈밥’ 입니다 ㅎ)에 가서 쌈밥을 먹고, 점촌 터미널 근처의 느좋 카페 ‘카인드워크’에서 커피를 마시며 헛헛한 마음을 달랬습니다.
이상하게도 제 집은 서울인데 겨우 일주일 산 이 곳을 떠나려니 너무 아쉽더라구요. 며칠 사이에 그저 영주=STAXX로만 생각하며 일을 하러 오갔던 지역이 이제는 일 뿐만 아니라 일상이 된 것 같았거든요.
일주일살기를 마무리하며 돌아봤을 때 가장 좋았던 건 고요하고 한적했던 점이에요. 물론 서울이 아닌 지역이라고 해서 다 그렇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제가 일주일동안 여행하고, 일하며 마주한 곳들은 그랬거든요. 사람과 소음에 치이지 않고 드넓은 자연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는 게 저라는 사람에게는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시간만 된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꼭 일주일 살기를 해보고 싶어졌어요.
🤓도추(도연 추천): 윤훈식농가쌈밥-요즘 시대에 야채가 무제한인 쌈밥 집이 있다?!
저의 경북 일주일살기 기록, 어떠셨나요?
혹시 서울에만 살아본 거 티나나요 (부끄
이번 경북 일주일살기는 제게 출퇴근지가 아닌 사는 공간으로서의 경험이 되었습니다. 대도시에서만 평생을 살아서인지 무엇을 봐도 새롭고 아름답게 느껴졌거든요. 물론 가을이라서 더 그랬겠지만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경북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없어도 있다고 해주세요.)
여러분도 영주에서 잠시 머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지금!!! STAXX 인스타그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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