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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XX는 경북의 로컬 창업가, 지역민, 창작자의 협업과 교류를 지원하는 커뮤니티 허브입니다. STAXX에서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지자체, 지역 기관 협력 사업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로컬 생태계를 만들어 갑니다.

울릉도를 한 입에 담다 - 저동커피 박경석 대표

  • 2025.07.29 17:46
  • STAXX 로컬 라이프

STAXX 뉴스레터는 그 동안 인터뷰를 통해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조명하고, 일의 결이 삶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들여다보았습니다. 이번엔 시야를 조금 넓혀 울릉도에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한 창업가, 저동커피 박경석 대표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박경석 대표는 울릉도라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수 많은 자원이 존재하지만 단절과 고립의 경험이 잦은 특별한 지역에서, 자신이 쌓아온 경험과 울릉도의 자원을 활용해 브랜드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브랜드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로컬의 어떤 재료를 찾아야 하는지, 새로운 시선과 해답을 제시합니다. 


 

🌴STAXX: 대표님 안녕하세요. 날씨가 점점 더 더워지는 것 같아요. 울릉도의 여름은 어떤가요? 지역 특성 상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요.

🌊박경석 대표: 안녕하세요. 울릉도에서 카페 저동커피를 운영하고 있는 박경석입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울릉도는 날씨 영향을 무척 많이 받아요. 울릉도 하면 대부분 바다를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이 지역은 산이 많아서 동네마다 날씨가 다 다른게 재밌는 특징입니다. 이 동네는 맑고 더운데, 바로 옆 동네는 비가 오고, 아침에 맑았다가 오후에 흐려지기도 하고요. 날씨 변화가 커서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배가 갑작스럽게 결항되기도 해요. 보통 성수기는 5월에서 9월까지인데, 울릉도는 장사할 수 있는 시즌이 짧다보니, 그 짧은 시즌 동안만이라도 태풍이 오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

 

🌴STAXX: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울릉도는 정말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군요. 이런 조건 속에서도 울릉도에서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박경석 대표: 바쁘고 타이트한 삶보다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여유있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내가 좋아하고, 또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래서 어린시절엔 육지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나에게 맞는 걸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목공 DIY 강사, 제과제빵, 세차업 같은 여러 일을 해보면서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즐거움도 알게 됐고요. 그렇게 배운 것들을 가지고 고향 울릉도로 돌아와, 어릴때부터 살던 집 자리 위에 '저동커피'라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어릴 때 다짐했던 것 처럼, 지금은 울릉도에서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있어요.

 

🌴STAXX: 경험하고 배운 것 까지 포함하면 정말 오랜 시간 준비한 창업이네요. 그 과정에서 예상과 달랐던 점은 없었나요?

🌊박경석 대표: 사실 그 당시만해도 울릉도에는 카페라는 것이 생소했어요. 울릉도에 있는 대부분의 가게는 자리에 칸막이나 커텐이 달려있어요. 편하게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러 나갔는데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까 생긴 특징인거죠. 근데 제가 울릉도 최초로 칸막이 없는 카페를 만든거에요. 처음엔 다들 저게 되겠어? 라는 시선으로 쳐다봤어요. 그런데 이런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찾아오는 주민들이 늘더라구요. 지금 저동커피는 비수기 때도 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편이에요.

 

🌴STAXX: 카페에서 시작해, 지금은 굿즈나 제품(카라멜, 소금)까지 만들고 계시잖아요. 이 흐름이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이렇게 확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경석 대표: 저는 울릉도의 원물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울릉도라는 이 작은 섬에는 정말 다양한 자원들이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잘 모르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동커피를 통해 사람들에게 울릉도 원물의 매력과 가능성을 더 널리 알리고 싶었어요. 저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게 아니라, 진정성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울릉도라는 지역과 그 안의 자원을 존중하는 방식으로요. 그렇게 만든 제품이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소비자에게도 진심이 전달될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그런 진정성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저희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STAXX: 대표님의 이야기에서, 지역을 사랑하는 그 진정성만큼은 확실히 느껴져요.

🌊박경석 대표: 맞아요. 저는 저동커피가 유명해졌으면 하는 이유가 '저동'이라는 지명 때문이에요. 저는 저동에서 나고 자랐거든요. 저동커피가 유명해지면 우리 마을이 유명해지겠다는 기대가 있어요. 마치 제주도의 애월처럼요.

 

🌴STAXX: 그럼 저동커피가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지역성일까요?

🌊박경석 대표: 저는 저동커피라는 브랜드는 '지역성'이 중요하다고 봐요. 맛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어떤 재료가 어떻게 들어갔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어디서 만들었는지... 이 모든게 브랜드의 힘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울릉도의 바람, 바다, 식재료, 사람, 말투 이 모든게 저동커피의 재료예요.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요. 울릉도 풍경 포스터는 울릉도의 자연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되었고, 직원들의 그림체와 글씨체로 만들어진 캐릭터나 기념품들은 어쩌면 사람이 콘텐츠가 된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예전에 매장 창에 아주 크게 '커피 무러 들어온나' 라고 적어둔 적이 있거든요. 사실 되게 예쁜 디자인은 아니었는데, 방문객들은 그걸 재미있게 봐 주시더라구요. 사진도 막 찍으시고요. 말투조차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하게 된 순간이었어요. 

🌴STAXX: 지역에서 진정성있게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팀원들도 참 궁금하네요.

🌊박경석 대표: 저까지 총 3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한 직원은 방학 때 아르바이트로 왔다가, 6개월만 더, 1년만 더 한게 지금 10년째 울릉도에 살며 저동커피와 함께하는 중이고요. 저동커피가 동그란 원판이라고 한다면, 저희 셋이 정말 완벽하게 일을 분배해서 진행하고 있거든요. 말하지 않아도 채워지는 호흡이라는게 생긴거죠. 최근 외부 활동이 늘면서 다른 팀의 조직문화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우리 팀과 다른 점이 많아서 신기하기도 했어요. 결국 조직문화라는건 그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STAXX: 서로의 빈틈을 자연스럽게 메우며 호흡을 맞춰가는 팀은 결국 흐름을 설계하고 이끌어가는 사람의 역할이 무척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대표님은 어떤 태도로 저동커피를 만들어가고 있나요?

🌊박경석 대표: 저는 실행력이 강점인 사람이에요. 제가 25살쯤 어떤 책을 읽었는데, 책에서 '이 책이 말하는대로 실행하면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실행하는 사람이 없다' 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책이 말하는대로 한번 해 봤어요. 제가 한번 되게 큰 성취감을 느꼈던 사례가 있는데요, 책에서 내가 버는 돈의 40%을 투자해서 아주 고급 레스토랑에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고객이 오는지 관찰하고, 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상품은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서비스는 어떻게 다른지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였어요. 그래서 서울에 유명한 파인다이닝에서 맛있게 먹고 많이 배우고 돌아왔거든요.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서 그때 그 파인다이닝의 쉐프께서 저희 커피를 마시고 간거에요. 나중에 후기 올리신걸 보고 알게 됐는데, 그걸 계기로 인사도 하고 저희 상품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어요. 이런식으로 저는 실행의 힘을 직접 체감하고, 믿게 됐어요. 그래서 사무실 벽에 '제발 좀 해!'라는 말을 써 놓았습니다. (웃음)

 

🌴STAXX: 실행한다는 것이 사실 정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아마 그래서 책에서도 '실행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말한 것 같아요. 오랜 시간 그 힘을 믿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지치는 순간은 없으셨나요?

🌊박경석 대표: 창업을 하고, 이걸 지속해 나가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많은 노력과 스트레스가 따르니까요. 저는 그걸 풀기 위해 러닝을 시작했고, 지금은 거의 매일 뛰고 있어요. 뛰는 동안엔 일종의 가벼운 명상처럼 생각을 정리해요. 내가 놓치고 있는 일이 있진 않은지, 내일은 뭘 해야 할지, 때로는 내년엔 어떤 걸 시도해볼까 같은 브레인스토밍을 하기도 하고요. 1년 중 못해도 200번은 뛰는 것 같은데, 그럼 저는 200번의 시뮬레이션을 해 볼 수 있게 되는거죠. 그래서 갑자기 어려운 일이 닥쳐도 그 동안의 생각들을 떠올리며 차분하게 대으알 수 있어요. 게다가 체력도 좋아지고, 스트레스 관리에도 정말 큰 도움이 돼요. 언뜻 창업과 러닝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으실 수도 있지만, 건강과 체력은 결국 모든일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더라구요. 

 

🌴STAXX: 건강과 체력을 잘 관리해서, 앞으로 해보고 싶은 실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경석 대표: 연구실을 '랩'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런 '랩'을 갖고 싶어요. 울릉도의 지역 자원을 연구하는 연구실이요. 제가 아직도 울릉도에 대해 궁금한 게 진짜 너무 많아요. 육지와는 자연 환경이 달라서 들으시면 생소할 식물들도 많고, 또 같은 종도 특이하게 자라나기도 해요. 이런걸 다 알고 싶어요. 호기심에 산나물로 막걸리를 담아본 적도 있는데, 카페에서 이런 실험들을 하기에는 좀 어렵더라고요. 이렇게 지역 자원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고민해서 나오는 상품들은 훨씬 경쟁력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브랜드가 더 커지게 되면 저도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요. 예비 창업가나 초기 창업가에게 멘토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해보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좀 더 성장해야겠죠. 현재 지원사업 <Beyond 경북>을 참여하면서 매니저님들한테 도움을 받고 있고, 최근 들어 선배들과 대화를 부쩍 많이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든 생각이에요. 저도 나중엔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STAXX: 끝으로, '저동커피'를 한 문장이나 단어로 표현해주실 수 있나요?

🌊박경석 대표: 요즘 먹거리에 집중을 하고 있다보니 문득 떠오르는건, '울릉도를 한 입에 담다'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고객이 먹는 그 한 입에 울릉도의 수 많은 자원들과 저동커피의 무수한 고민들이 다 담겨 있거든요.


'울릉도를 한 입에 담다'는 말에는 박경석 대표가 브랜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온전히 담겨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울릉도라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훌륭한 자원,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호흡과 진정성, 이 모든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실행력까지, 박경석 대표님은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저동커피라는 브랜드를 조금씩 쌓아나가고 있었어요.

 

이번 인터뷰는, 완성된 정답보다는, 브랜드가 '형성되어가는 과정'을 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결국 누군가에게 지금, 로컬에서 무언가를 '실행'해보면 어떻겠냐는 용기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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