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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XX는 경북의 로컬 창업가, 지역민, 창작자의 협업과 교류를 지원하는 커뮤니티 허브입니다. STAXX에서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지자체, 지역 기관 협력 사업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로컬 생태계를 만들어 갑니다.

딸기밭을 만든 이유 : 1층 공실에서 시작한 100일 편집숍 실험

  • 2025.10.31 21:37
  • STAXX 로컬 라이프
스트로베리 필드: 영주 1층 공실에서 시작한 100일 편집숍 실험

딸기를 심기로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죠 입니다.

영주를, 또 로컬을 자주 오가며 머릿속에 따라붙던 질문이 있었습니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그래서 당근에 취미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 모임을 만들어봤습니다.

인기글이었는데... 댓글은 신천지...


네.. 신천지 아니고요...


어쩌면 질문이 잘못된 건 아니었을까?
질문을 편하게 주고받을 곳조차 없었던 건 아닐까?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으로 마음이 어지럽던 날들을 뒤로하고 결심을 했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


그래서 딸기를 심기로 했습니다.

 

영주 편집숍 <스트로베리 필드>

 

*가상의 딸기를 수확하는 편집숍 <스트로베리 필드>의 오픈 스토리입니다.🍓

 

 


 

또 다른 이유

 

22년 9월, 대기업과 함께하는 지역 경제 활성화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청년 창업과 교류를 위한 STAXX가 탄생했습니다.

이 블로그도 다 그때 만든 겁니다.
오픈 직후에는 북적였고,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년 넘게 운영을 해보니 크고 작은 부침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공간 운영하시는 분들은 아시죠? 공간 때문에 힘든 분들은 디엠 주세요^ㅠ)
가장 큰 변화는 1층 앵커 스토어의 퇴점이었습니다.

 

영주 최초의 바비큐 전문점 <미트필드>, 리트리버 ‘택수’로 사랑받았던 카페 <패스>까지 영업을 종료하게 됩니다.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1층이 텅 비었습니다.

텅-빈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 '놀고 있는 공간'은 스누즈를 눌러도 계속 울리는 알람과 같습니다.

이대로는 편히 잠들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결국 “다시는 공간 안 만든다.”던 다짐을 조용히 구겨 넣습니다. 

제 얼굴도 구겨집니다.

응~ 다짐 넣어둬

 

 

이렇게 마침 의미적으로든, 의무적으로든 1층에서 다시 뭐라도 해야 하는 때였던 것입니다.

 


 

고기밭 난 자리에 딸기밭 들다.

 


혹시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특정 멜로디가 계속 머리를 맴돌아서 흥얼거리다가, 결국 노래를 찾아 듣게 된 경험이요.
6월의 이 날은 평소보다 더 유난했습니다.

 

Let me take you down-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

스택스 1층의 미트필드가 있던 텅 빈자리에서 흥얼거렸던 비틀즈의 <Strawberry Fields Forever>가 앞으로 몇 개월간 벌이게 될 일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가보자고 말하는 Strawberry Fields Forever의 첫 가사는 프로젝트의 슬로건이 되어 우리를 인도했습니다.

Let me take you down

 

비틀즈가 안겨다준 영감을 등에 업고, 6월 말부터 합류한 예지님과 함께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가동합니다.

예지님은 영문도 모르고 끌려와서 스트로베리 필드 프로젝트의 모든 일을 다하게 됩니다. (휴 살았다..ㅎㅎ)

 

시작은 아이디어 회의였는데 끝나고보니 현대미술이 되었습니다.

 

 


 

스트로베리 필드 프로젝트 : 100일간의 편집숍

 

지역에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지역의 색을 가진 다양한 로컬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야심 차게 꿈꾸며, 함께할 브랜드의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지역 광고에 교차로가 빠지면 섭섭합니다.



사실 겁부터 났습니다.
'아무도 지원 안 하면 어떡하지? 한 팀도 안 오면?'  
'안 오면??'

 

'그럼 책임지고 퇴사하자'


모집을 시작하자마자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오 ㅐ죠..


돌이켜보면 처음 모집 시작할 때가 제일 쫄렸네요. 껄껄.
다행히 생각보다 많은 브랜드에서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실제 공간을 둘러보고 미팅을 진행하는 오픈 하우스를 거쳐서 총 8팀을 선발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는 크게 4단계로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모든 상황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신청하고 노쇼 했던 팀도 있었고, 오픈 하우스에서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눠서, 당연히 참여하실 것을 기대했던 브랜드가 결국 못 오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또 오픈 하우스를 진행하다 보니 가능한 더 많은 브랜드가 모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서 최초 계획이었던 5팀 모집에서 8팀 모집으로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모집 공고의 내용을 바꾼다는 게 큰 일이었지만 슈퍼 P인 저는 어렵지 않게 해냅니다. 잘하는 게 늘어갑니다.

그렇게 영주, 안동, 대구, 원주, 서울에서 모인 8개 팀입니다.

프로젝트 참여 8개 브랜드

 

모아놓고 보니 예쁩니다.

 

각 브랜드에 대한 소개는 웹에서 더 자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개 보러 가기 > 

 

 


 

첫 씨앗을 뿌리다.

 

8월 말에 참여팀이 확정되고, 약 한 달간 열심히 오픈 준비를 했습니다.
팀이 많으니 논의, 합의를 만드는 과정이 보통일은 아니었습니다.

각 브랜드 별로 공간의 어느 구역을 쓸지, 집기를 어떻게 배치하고, 제품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할지 논의하고, 실행하고, 바꾸고, 고치고 하면서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습니다. 

모두가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 2주에 한번씩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양한 팀들이 모여있어서 준비과정에서 재능기부도 하면서 상부상조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었습니다.

어쩌면 커뮤니티는 이렇게 일 벌인 사람들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조금씩 준비가 완벽하게 끝나지 않아서 보완하기 바빴던 일주일의 가오픈 기간이 지나고, 정식 오픈일인 9월 30일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전날까지 시트지를 부착하는 작업에 열을 올렸습니다.
요즘 기술직업으로 성공하는 청년들 스토리가 나오던데, 저도 준비된 걸까요? 시트지 잘 붙입니다. 연락 주세요.

 

오픈에 맞춰서 이벤트를 진행하며 방문자 확보에 열을 올려봅니다.

가게 이름을 영어로 지어놨으니 떡 대신 딸기잼 도넛을 돌려봅니다.

매장을 홍보하는 동안에도, 8개의 브랜드별 100일 목표도 함께 세워봅니다.
이제 대표님들 턴입니다. 대표님들 화이팅🤗

손수건, 밀크컵, 도넛을 준비했습니다.

 

 

잠시 사진 보고 가실게요.

 

스트로베리 전경. 느낌 좋나요?
오픈 당시의 사진입니다. 조금씩 변화하고 있으니 바뀌는 모습도 확인해보세요.

 


오픈을 했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려움은 아주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문을 두드립니다.


이를테면 여러 브랜드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인해 브랜드 별로 결제 포스기의 위치가 달랐습니다. 그러자 호스트와 고객이 계속 공간 여기저기를 널뛰기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서 카운터 공간에 모든 포스기를 모아두고 운영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포장은 또 어디 쉽던가요. 판매 품목이 다양하다 보니, 제품을 포장하는 일도 다양한 스킬을 요구했습니다.

브랜드 별로 제품을 담는 방법들이 다양해서 이 부분은 지금도 매장 운영 담당하는 대표님들이 마주하는 어려움입니다. (서브웨이 주문받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그때그때 문제를 공유하고, 기록을 남기면서 잘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매일 일지를 작성하며, 매장 방문현황과 판매내역, 공지사항을 활발하게 공유합니다.

 

그렇게 오픈 후 한 달 동안 큰 문제없이 약 500명의 방문자와 함께 했습니다.

매출액은 아직 정산을 하지 않았지만 아주 대단한 금액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함께하는 브랜드들 모두 매장이 없거나, 작은 공방 또는 작업실을 운영하던 팀들이어서 고객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던 작은 한걸음이 의미 있다는 공감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가는 일은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모든 팀들에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스트로베리 필드 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숫자로 본 첫 달

가오픈 5일: 약 10명
1주 차: 약 70명
2주 차(추석 연휴 포함): 약 180명
3~4주 차: 약 280명
누적 방문자: 약 540명 
10월 프로그램 9건, 참여자 45명

'500명과 함께한 한 달'


인상 깊었던 고객 반응

"영주에도 이런 곳이 생기다니!"
"분위기가 서촌 같아요"

 

사람들이 다녀가며, 흔적도 하나둘 쌓여갑니다.

 

 

 


 

매장을 넘어서

 

스트로베리 필드는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단순히 제품 판매만을 위해서 시작된 프로젝트는 아닙니다.
지역에서 누리는 삶의 모습을, 즉 로컬 라이프스타일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가고 싶은 사람들을 이어주고,

이어진 관계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실험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관계를 잇는 방법을 '로컬 브랜드'로 선택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뿌리에는 ‘마을회관’을 재해석하는 아이디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함께 음식을 해 먹고, 수다 떨고, 화투도 치던 그런 커뮤니티 기반의 공간에 대한 지향점이 있습니다.

흔한 k-커뮤니티 풍경

 

로컬에 있는 브랜드도 새로운 방식의 고객 접점 만들기가 필요하고,

로컬에 사는 사람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취향과 기호가 연결되는 것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것을 계속 목격합니다.


그래서 드라이플라워/자개 공예 클래스와 독서와 사색을 함께 진행하는 모임을 운영해 보고,
여러 프로그램을 참석하는 단골도 만나고, 때를 놓친 분들의 추가 신청 문의도 받아가면서 첫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한달동안 9회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눈 깜짝하니 11월입니다. 한번 더 깜짝해 보세요. 연말이 될 겁니다.
스트로베리 필드는 남은 기간 프로젝트를 잘 이어갈 계획입니다.

특히 재방문 유입을 늘리기 위해 공을 들여볼 생각입니다.

기간이 끝나면 어떤 형태로든 성과와 인사이트가 모일텐데, 그 이야기를 한번 더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기 끝나면 2기도 시작되냐고요?
지금으로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딸기를 함께 가꾸고, 나누기로 했습니다.

 

엉겁결에 심은 딸기지만,
이제 함께 가꾸고, 수확할 꿈을 꿉니다.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지역의 좋은 브랜드와 멋과 맛을 아는 좋은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뭐라도 해볼 요량입니다.

대단하지 않은 행보이지만 차근차근 가보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 딸기밭의 파수꾼

 

 


오실 분들을 위해

 


스트로베리 필드 
경북 영주시 대학로 86번길 14, STAXX 1층
운영시간(동절기) 11:00–18:00 (일요일 휴무)  

#스트로베리필드 #영주로컬 #100일편집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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