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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XX는 경북의 로컬 창업가, 지역민, 창작자의 협업과 교류를 지원하는 커뮤니티 허브입니다. STAXX에서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지자체, 지역 기관 협력 사업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로컬 생태계를 만들어 갑니다.

STAXX 아영 매니저님이 오열할 뻔한 이유는? <수북수북>의 기록

  • 2025.11.30 17:04
  • STAXX 성장기

STAXX와 영주문화관광재단이 만났습니다.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두 기관이 손을 잡은 이유는 단 하나, 우리가 머무는 ‘영주’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고 제대로 기록해 보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STAXX와 영주의 문화를 알리는 영주문화관광재단의 접점을 찾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창업을 함께 잇고 계시는 분을 찾아나섰습니다. 바로 STAXX 1층의 편집샵 ‘스트로베리필드’에도 입점해있는 ‘생각의뜰채’ 권진아 대표님이신데요. 생각의뜰채는 강원도 원주에서 로컬, 일, 여성을 주제로 콘텐츠를 만드는 1인 출판사 겸 서점입니다. STAXX는 권진아 대표님과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한다면 분명 생각지 못한 시너지로 멋진 결과물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권진아 대표님과 영주에서 어떤 일을 도모해볼까 고민한 끝에 영주 휴천2동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바로 『___의 동네 앤솔러지, 휴천2동』입니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영주 출신 작가와 영주에 살고 있는 작가, 그리고 타지역 작가들이 휴천2동에 머물며 동네의 일상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휴천2동에 익숙하지만 낯설고도 신선한 시선을 더해주신 권진아 대표님을 만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생각의뜰채 권진아 대표님께 직접 듣는 ‘휴천2동 앤솔러지’ 제작기

Q.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번 12월 뉴스레터에 ‘이야기가 수북수북’ 프로젝트 이야기를 담게 되었는데요. 처음에 이 프로젝트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신 건가요?

권진아: 처음에 아영 매니저님이 기획 의도를 말씀해 주셨을 때부터 흥미로웠어요. 제가 평소 지향하는 콘텐츠가 로컬을 주요 테마로 하거나, 소시민들의 서사를 아카이빙하는 것이거든요. 영주라는 지역, 그중에서도 ‘휴천2동’이라는 특성 있는 동네의 이야기를 발굴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Q. 이번 책은 ‘여러 글을 엮은 모음집’이라는 뜻을 가진 '앤솔러지(Anthology)' 형식을 띠고 있는데요. 여러 작가를 섭외하시면서 영주 지역 작가뿐만 아니라 타지역 작가들도 함께 섭외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권진아: 네, 맞아요. 영주 지역 작가님들은 아무래도 그곳에 사시니까 익숙한 시선으로 동네를 깊이 있게 봐주실 수 있고, 타지역 작가님들은 이방인의 시선에서 좀 더 객관적이고 새로운 관점으로 휴천2동을 바라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타지역 작가님들의 경우 지역 스토리텔링 경험이 있거나, 관계 인구로서 지역과 새로운 관계 맺기를 할 수 있는 분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Q. 본격적인 집필 전에 자료 조사도 꽤 꼼꼼히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권진아: 거창한 건 아니고요(웃음). 일단 동네 이름의 유래부터 찾아봤어요. '휴천(休川)'이 쉴 휴, 내 천 자를 써서 물이 마르던 시기가 있었다는 뜻이더라고요. 거기서 시작해서 지도나 시청 행정 자료, 관련 기사 등을 찾아봤고요. 작가 워크숍 전에 제가 먼저 영주에 내려가서 차로 동네를 돌아보며 경계와 이미지를 파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Q. 책을 기획하시면서 가장 중점을 두셨던 부분, 혹은 궁극적으로 의도하신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권진아: 사실 처음 자료 조사를 할 때 관계자분이 "거기 별거 없다, 특별한 콘텐츠가 있는 동네는 아니다"라고 하셨거든요. 저는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어요. 일상적인 동네에서 흥미로운 요소를 찾아내 표현해 보고 싶었거든요. 궁극적으로는 이 책을 읽은 독자분들이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 이야기도 한번 기록해 볼까?’ 하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했어요. 그래서 책 제목도 이름을 쓰는 란을 비워두고 ‘___의 동네 앤솔러지’라고 지었습니다. 독자 누구나 빈칸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나의 동네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거든요.

 

Q. 작가님들이 영주에 직접 머무는 '체류 프로그램'도 진행하셨잖아요. 단순히 방문하는 것과 체류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권진아: 맞아요. 단발성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것과 하루라도 자면서 생활해 보는 건 관점이 완전히 달라요. 아침과 저녁의 동네 분위기가 다르고, 시간대별로 골목의 표정이 다르거든요. 그런 다양한 이미지를 충분히 경험해야 글에 실감이 나고, 주민들의 삶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체류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Q. 그런데 휴천2동 주민이 아니더라도, 다른 지역 독자나 다음 세대 독자들도 이 책에서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지점이 있을까요?

권진아: 그럼요. 이 책에는 3대가 함께 사는 가족 인터뷰처럼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또 요즘은 도로명 주소를 쓰다 보니 아이들이 자기가 무슨 '동'에 사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동네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시대에, 내가 발붙이고 사는 곳과 이웃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보편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Q. 책 출간 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권진아: GS25 편의점에서 근무하시는 우현아 매니저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야간 근무를 하셔서 직접 책을 전해드리진 못했는데, 나중에 전해 받으시고는 감동하셨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현장에서 가볍게 나눴던 대화가 책에 기록으로 남겨진다는 게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강민희 작가님이 경산 문화원에 책을 보여드렸더니 "우리가 찾던 류의 아카이빙 책이다"라고 하셨다는 얘길 듣고, 지역 기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인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권진아: 이 책을 읽으시면서 "어, 나도 이런 생각 했는데" 하는 공감과 흥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독자분들이 진짜로 내가 사는 동네, 내가 만난 사람,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한번 인터뷰해 보고 기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시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북수북 쌓여가는 영주 휴천2동 이야기

 

 

휴천2동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인 <___의 동네 앤솔러지, 휴천2동>. 많은 분의 피(?)와 땀으로 빚어낸 만큼 단순히 ‘책을 냈다’는 사실에만 머무르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왕 ‘책’이라는 매개체를 택한 김에, 영주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힘든 독서 문화를 나누는 축제의 장을 열어보고 싶었죠. 영주 최초(?)의 북페스티벌 ‘수북수북’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수북수북을 준비하며 가장 염두에 두었던 점은 ‘우리가 함께 만든 이 책이 잘 돋보이는가?’였습니다. 요즘 떠오르는 세련된 도서전의 형태를 빌려오고 싶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 행사의 진짜 주인공은 책과 작가님들,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휴천2동 주민분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수북수북’은 책을 눈으로만 읽는 것을 넘어, 오감으로 체험하고 작가님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시간들로 꽉 채웠습니다.

관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로컬 기록 도서전>이었습니다. STAXX 1층에 전시된 유승연 작가님의 휴천2동 사진들은 매일 지나치던 동네의 풍경에 작가님만의 고유한 색채를 입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사진이 불러일으킨 감상은 자연스럽게 <휴천2동 이야기 지도>로 이어졌는데요. 방문객들이 지도 위에 각자의 기억을 얹고, 타인의 추억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같은 동네 속에 얼마나 다채로운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휴천2동 이야기 지도

 

3층에서는 <이야기 서재>가 문을 열었습니다. 마당의 북마켓에 참여한 책방 대표님들의 큐레이션 도서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었죠. 이곳은 단순히 책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앤솔로지 속 문장들을 직접 만져보고 뜯어갈 수 있도록 구성했는데요. 사람마다 기억하는 동네의 모습이 다르듯, 마음에 와닿는 문장도 저마다 다를 테니까요. 책 한 권이 콘텐츠로서 얼마나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수북수북 잔치: ___의 동네 앤솔러지, 휴천2동 출간 기념 행사>였습니다. 앤솔로지라는 책의 특성상 5명의 작가님이 각자 떨어져 작업을 진행하셨는데요. 이날만큼은 한자리에 모여 떡을 나누고, 서로의 글에 대해 이야기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다지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던 아영 매니저님이 진행 도중 차오르는 눈물을 꾹 참으셨다는 건,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로 할게요…(ㅎㅎ)

 

마지막으로 제 기억에 강렬하게 남은 <나만의 타운_진 만들기> 시간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사진과 그림, 글로 나만의 zine(작은 책)를 만드는 시간이었는데, 마치 초등학생 시절 미술 시간으로 돌아간 듯 저 역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했답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엔 아이들도 참여했는데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골목골목을 오밀조밀 그려내는 집중력과 순수함에 저도 모르게 감탄이 터져 나왔습니다. 어쩌면 우리보다 더 자세히 동네를 관찰하고 사랑하고 있는 건 아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나만의 타운_진 만들기를 진행해주신 홍시 작가님!

 

이렇게 ‘수북수북’은 책 한 권이 만들어낸 작지만 큰 파장이었습니다. 낯선 작가와 주민을, 어른과 아이를 연결하고 잊고 지내던 우리 동네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주었으니까요.

책 제목의 빈칸을 비워둔 이유처럼,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의 동네 이야기도 언젠가 한 권의 책으로, 혹은 따뜻한 기억으로 기록되길 바랍니다. 그때까지 STAXX와 휴천2동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다음엔 또 어떤 재미난 작당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될까요? 그때도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반갑게 만나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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